(회상) 두권의 책이 내 손에 들어오기까지

오늘 두권의 책을 구입했다. 그 책을 알게 된 계기는 루브르박물관에서 본 ‘존 마틴의 펜데모니엄’ 과 ‘리처드 대드의 잠자는 티타니아’ 두 그림을 통해 알게 된 책이다. 전자의 책은 ‘존 밀턴의 실낙원’, 후자의 책은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 이다. 전자와 후자는 완전히 상반되는 느낌을 준다. 그 느낌이 어떻게 다르냐 하면, 하나는 지옥, 하나는 사랑이기 때문이다. 사진을 분류하고 블로그에 루브르박물관 글을 작성하면서 두 그림을 알게 되었는데 백여장의 사진 중 두 그림을 함께 보게 되었고 둘 다 문학 작품을 기반으로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그러한 책이 내 손에 들어오기까지의 여정이 한편의 계획하지 않은 여행과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책을 읽기 시작한 시기는 7여 년 전부터인 거 같다.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미술 전시 모임에 나왔던 한 분과 대화를 나누는데 그 분이 최근에 본 책이라고 소개하면서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에서 읽은 인상적인 책 글귀를 나에게 말해주었다. 그 글귀는 다소 뇌리를 강하게 쳤는데, 그 순간이 매우 신선하고 강렬해서 그러한 느낌을 얻을 수 있는 책을 찾아 다녔던 거 같다. 그러다가 그러한 신선하고 강렬한 느낌을 준 첫번째 책을 찾게 되었고 그 책은 강릉 소재 ‘고래 책방’ 에서 발견한 ‘로버트 그린의 인간 본성의 법칙’ 이다. 이때부터 이 책을 덮는 순간까지 신선하고 강렬한 느낌이 내 삶을 활력있게 했던 거 같다. 이후 내 삶은 영상보다 책이 삶의 큰 영역을 차지하게 되었고 지금도 읽고 싶은 책들이 서점 어플 장바구니에 잔뜩 쌓여있다.

이러한 긴 여정 속에 오늘도 내 손에 들어 온 두권의 책은 위에서 언급한 존 밀턴과 셰익스피어의 작품이다.

이렇게 내 삶의 활력을 가져다 주는 새로운 책을 발견할 때마다 매번 머릿속을 ‘꽝!’ 하고 치는 맥락이 있는데, 그것은 “좀 더 어렸을 때부터 책을 읽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렸을 때는 다양한 이유가 강하게 자리를 잡고 있어서 그러지 못했을 것이라며 핑계로 위안을 삼는다. 오늘은 다음과 같은 생각에 이르렀다. “나에게 유발 하리라를 알게 한 그분을 좀 더 일찍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오늘 ‘존 밀턴과 셰익스피어’ 의 책을 알게 되었는데, 그 다음으로 내 손에 들어오게 될 책은 무엇일지, 그리고 그 책이 내 손에 들어오는 여정은 어떠할지, 매우 흥미롭게 기다려진다.

존 마틴, ≪펜데모니엄, Pandemonium≫, 루브르 박물관
리처드 대드, ≪잠자는 티타니아≫, 루브르 박물관

콩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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