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 여행 중에 감상한 작품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하나 고르라면 바로 이 작품이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러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눈에 띄는 작품이 있어 다가가서 보았는데 작품명이 ‘Zéphyr enlevant Psyché’ 였다. 푸시케와 에로스 이야기 중 한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이미 이 작품과 관련한 신화 속 이야기를 알고 있었기에 더 인상적인 순간으로 다가왔다. 이 이야기의 줄거리는 아래와 같다.
프시케는 왕의 딸로, 아름다운 젊은 여성입니다. 너무나 아름다워서 그 땅의 주민들은 아프로디테를 외면하고 그녀의 아름다움에 경배하였습니다. 이를 질투한 아프로디테는 아들 에로스에게 프시케가 상상할 수 없는 가장 비열한 인간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하라고 명령합니다. 그러나 에로스가 자신의 사명을 완수하려던 순간, 자신의 화살에 맞아 부상을 입은 후 프시케와 사랑에 빠집니다.
프시케의 아버지는 딸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모든 남자들이 그녀를 여신처럼 숭배하면서도 아무도 그녀에게 청혼하지 않는 것을 보고 몹시 괴로워했습니다. 그래서 피티아 여신에게 조언을 구하기 위해 델포이로 갔습니다. 피티아 여신은 프시케를 언덕 꼭대기 바위에 버려야 하며, 그러면 그곳에서 그녀의 미래 남편이 될 날아다니는 괴물 같은 뱀이 그녀를 찾아오리라고 말했습니다. 비통했지만 체념을 한 프시케의 아버지는 신의 명령을 따랐습니다. 그러나 온화한 서풍의 신 제피르가 그 젊은 여인을 하늘로 데려가 그녀의 연인 에로스의 궁전에 내려줍니다.1)
위 조각상은 집으로 와서 파리 여행 사진을 분류하면서도 가장 눈에 띄는 사진으로 선별하였고 단연 여행 사진 중 하나의 인상적인 사진을 선택하라면 고민 없이 이 사진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런데 루브르 박물관을 나선 후부터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푸시케와 에로스 이야기 중 한 장면을 조각한 또 다른 작품 하나를 눈으로 못 봤다는 것이다. 그러니 사진으로도 못 남겼고 이것이 파리 여행에서 가장 후회를 하고 있는 부분이다. 해당 작품은 안토니오 카노바(Antonio Canova) 의 ‘큐피드의 키스로 되살아난 프시케(Psyche Revived by Cupid’s Kiss)’1) 이다. 이 조각상을 못 본 이유는 관람 시간 계산을 잘 못했기 때문이다. 오후 5시 30분부터 퇴장을 시작한다는 것을 관람하는 날 알게 되었고 이 조각상을 찾으러 조각상 위치를 관계자에게 물어보았지만 퇴장 시간이어서 다른 관으로의 이동이 불가하다는 응답을 받았다. 만일 이 조각상을 보았다면 파리 여행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카노바의 작품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이 드는데 카노바의 작품을 감상하지 못하여 뤽시엘의 조각상이 여행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 된 거 같다. 하지만 이 또한 나쁘지 않다. 왜냐하면 카노바의 작품은 걸작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뤽시엘의 작품은 모르던 작품으로 이날 처음으로 알게 되어 나의 걸작이 되었기 때문이다.
여행의 즐거움은 여행을 하며 만족스러운 발견을 했을 때, 뜻밖의 발견을 했을 때, 그리고 발견하지 못해 아쉬울 때가 아닐까! 그래서 그러한 아쉬움이 남아 있기에 과거의 그 순간을 계속 돌아보며 회상을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과거에 머물고 싶지 않기에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파리를 경유하겠다는 뜻밖의 여행 계획을 세우게 한다.
1) ‘푸시케와 에로스 이야기’ 내용 출처 : lesyeuxdargus 블로그
2) 안토니오 카노바의 ‘큐피트의 키스로 되살아난 프시케’ 작품 링크 : louvre